요즘 20-30대는 거의 안한다는 모임

 

동창회. 한때는 친목과 네트워킹의 장이었지만, 요즘 20-30대에게는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모임 중 하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동창회라는 게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모이는 자리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모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1. 과거와 달라진 시대적 배경

과거 세대에게 학교는 단순한 학습의 공간이 아니었다. 교실에서 함께 웃고 울고, 때로는 선생님께 혼나며 끈끈한 유대감을 쌓았다. 더군다나 스마트폰과 SNS가 없던 시절, 졸업 후 연락이 끊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 동창회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서로의 근황을 듣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어질 일이 거의 없다. SNS를 통해 누구든 실시간으로 근황을 확인할 수 있고, 굳이 동창회를 가지 않아도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과는 계속해서 연락하며 만날 수 있다.

 

2. 변화한 인간관계와 가치관

기성세대는 학연, 지연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인맥을 넓히고, 인간관계를 통해 기회를 만들려는 흐름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다르다. 직장도, 모임도, 인간관계도 ‘내가 원하는 관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어쩌다 보니 같은 반이었고, 같은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가치관이 맞아야 친구가 되는 시대다.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무조건 친해질 이유가 없다. 학교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원, 취미 활동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온라인에서의 관계가 더 중요해졌다.

 

3. 모임의 성격도 변화 중

예전에는 동창회가 유일한 네트워킹의 장이었다면, 요즘은 꼭 동창회가 아니더라도 네트워킹의 기회는 널려 있다. 학창 시절보다 오히려 직장, 취미, SNS를 통해 더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제는 “옛날 친구들과의 재회”라는 콘셉트보다는 “함께할 수 있는 취미와 관심사”가 모임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것보다는, 현재를 공유하고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창회는 사라질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동창회의 역할과 형태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기수별 정기모임’ 형태로 대규모로 모이는 방식은 줄어들겠지만,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끼리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동창회의 기능이 다른 모임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예전 같으면 동창회를 통해 오랜만에 안부를 물었다면, 이제는 친구의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된다. 결혼식이 하나의 작은 동창회 역할을 하면서,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수록 옛 기억을 되돌아보려는 심리가 강해진다. 20-30대는 동창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40대 이후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가족을 이루고 사회적 위치가 안정되면서, 과거를 공유했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다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5. 결국, 시대가 변했다

과거처럼 대규모로 모여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동창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관계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간관계의 형식과 모임의 방식이 바뀌고 있을 뿐이다. 동창회가 없어진 게 아니라,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것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들과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는 시대. 어쩌면 이것이 더 건강한 관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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